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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이하면서 투핸즈 엔젤스 쉐어(two hands angels share shiraz) 2012 빈티지를 구입했습니다. 신대륙와인에 의구심이 있었으면서도 호주의 유명한 와인을 더 겪어봐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큰 생각없이 오픈했습니다.

이 투핸즈 엔젤스 쉐어는 이름 그대로 쉬라즈 100%로 만든 와인입니다. 다른 와인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알코올 도수가 16% 가까이 된다는 겁니다. 거의 소주와 비슷한 알콜 함량입니다.


알콜 함량이 높은 와인의 특징은 향이 진하고 여운이 길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 와인 역시 입안에 들어갔을때 느껴지는 거친 블랙베리 향이 거칠게 뿜어 나옵니다. 보통의 이태리 와인보다 알콜도수가 높기에 마치 초콜릿을 많이 먹었을때 목구멍에서 전해지는 당분에 대한 거부반응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안주 없이 소주 한잔을 원샷 했을때 크~ 하고 느껴지는 더운 기운과 당류를 먹었을때 인후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걸 오늘 알게 되었습니다. 충분할 알콜함량, 감초여운, 잘 익은 검은 과일의 여운 등의 조합으로, 스위트한 와인이 아님에도 충분히 스윗 하다고 느껴지는 조금은 속임수를 쓴듯한 와인..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잘 익은 과일의 여운이 강하기에 염분이 높지 않은 비스켓이나 여러 안주와 먹었을때 조화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구조감은 별루라고 생각됩니다. 과일과 감초향의 여운이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아마 더 숙성시켰다가 마신다면 이런 강렬한 맛들이 잘 섞이겠지만, 여러 와인 사이트에서는 지금이 시음 적기의 시작에 해당된다는 것을 고려했을때 이 와인은 가공된 맛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과실주를 마시면서 과일이 필요한 맛.. 조미료가 충분히 들어간 피자와 함께 마셔도 전혀 묻혀지지 않는 터프함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투핸즈 엔젤스 쉐어의 평점은 생각보다 많이 높은 편 입니다.



2012 빈티지의 경우 로버트파커가 91점을 줬고, Wine Spectator 에서는 92점을 받은 가격대비 최고의 호주와인이어야 합니다.

위 사진에 나온 Cellar Tracker 점수도 전체적으로 90점 이상을 유지하는 대박 와인 입니다.


즉, 남들이 모두 맛있다고 하지만 제 입맛에는 그리 훌륭하지 않는 걸로 결론을 내야겠네요.



국내 판매가격으로 5만원 이하의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cellar tracker 90점 이상이 된다면 가성비가 아주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cellar tracker 에서 평점을 올린 회원이 10명 이상은 되어야 그 평가가 정확하겠습니다.

간혼 1~3명이 vote 하고서 점수가 막 95점 이런 와인도 가끔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식성이 좋은 편이라 와인을 남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늘은 이 와인을 반잔정도 남겨버렸네요.

꼭 맛이 없어서 남겼다기 보단, 알콜이 더 땡기지 않아서 남겼던것 같습니다.

보통 입맛에 잘 맞는 와인을 마신다면 저 혼자 1병(750ml)정도는 마시고 싶어하는 편 인데, 엔젤스 쉐어는 반병 만으로도 와인이 더 생각나지 않는 '비상식량'과 같은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맥주가 생각나는 하루 였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투핸즈 엔젤스 쉐어를 마시려고 한다면, 저는 이렇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저 1병을 3~4사람과 함께 마시거나 파티용으로 딱 1잔만 마시라고요.

초콜릿도 첫 한입이 가장 맛있지, 계속 먹으면 달콤함에 마비가 되어 몸에서 역함에 대한 거부반응만 나오는 것 처럼요.

 

엔젤스 웨어는 한 번을 가봐야할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다만 매주 가보고 싶은 좋은 여가지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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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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