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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저가 와인을 살펴보다가 샤또 라렌느 페르강송(Chateau la Reine Perganson)을 가져왔습니다. 보르도(Bordeaux) 와인으로 숙성이 그리 길지 않은 2012 빈티지 제품이었기 때문에 2만원 이하의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입니다. 위 와인을 선택한 이유는 오-메독(Haut-Medoc) 지역의 맛을 겪어보기 위해서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겨우 2년 숙성된 와인에게 그 참맛을 기대하기에는 약간 무리였다는 생각입니다. 

일부 샤또 와인의 경우 4년 정도 숙성시킨 후 영할 때 마셔도 괜찮지만, 오늘 가져온 녀석은 너무 영계입니다. 어쩌면 오늘 뜯지않고 3년 정도 잘 보관했다가 마셨으면 훌륭한 맛이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보르도 메독지방의 와인은 장기숙성이 가능하며 햋빛과 온도조절만 잘해준다면 7년 이상 보관도 가능합니다. 



좋은 와인의 마개는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코르크(cork)를 사용합니다. 코르크는 참나무에서 얻어지며 최상급 품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년 마다 다 자란 코르크 나무의 껍질을 벗겨주는 긴 작업이 필요합니다. 식물체가 상가를 입었을 때 형성된 규칙적인 세포배열은 탁월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물질로는 최고의 단열, 방음, 절연, 탄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급주류에 속하는 와인에 적합한 부품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고급와인 = 참나무 코르크' 라는 인식이 상당히 강한 편 입니다. 자연산 코르크보다 수명이 길고 원가절감과 자연보호적 차원에서 스크루 캡을 사용하는 유럽 와이너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로 수출한다고 하면 애써 참나무 코르크를 사용한다고 하는군요. 



우선 샤또 라렌느 페르강송을 오픈했습니다. 첫 맛은 탄닌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확실히 young 한 와인이라 천천히 스월링하면서 다시 맛보았습니다. 확실히 드라이한 편이고 숙성이 덜된 타닌 때문인지 거친느낌이 많이 느껴집니다. 프랑스 와인을 저렴한 비용으로 드라이한 맛을 찾다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맛 입니다. 일단 위 와인을 오픈했고 가장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1시간 정도 식탁에 가만히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익숙하지 와인의 퀄리티를 짐작하는데에 가격을 알아보는 방법도 꽤 좋은 방법입니다. 대신 해외사이트를 이용해야합니다. 저는 와인서처(www.wine-searcher.com)에서 주로 알아봅니다. 한국 ip 주소로 접속하면 가격단위가 자동으로 '원'으로 출력됩니다. 그리고 검색옵션의 Merchant Location 은 All countries 로 설정해야 더 많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샤또 라렌느 페르강송(Chateau la Reine Perganson) 2012 빈티지의 가격은 13,000 원이 적정선인 듯 합니다. 2004년 빈티지면 5만원 선에 거래될 것 같고 맛도 꽤 좋을 듯 합니다. 비슷한 와인 품종이고 더 대중화된 상품으로는 샤또 라로즈 뻬르강송(Chateau Larose Perganson) 이 있습니다. 이 제품에 관한 정보가 훨씬 많고 가격도 2배 정도 됩니다. 라로즈 페르강송의 경우 2000년 빈티지가 국내에서는 2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와인가격은 거품이 많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최대 와인생산지 보르도지역에서 메독(Medoc) 지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분할되어 있습니다. 위 지도의 윗 부분은 지롱드강이 흐르고 있고, 오-메독(Haut-Medoc)이라고 적힌 지역이 지롱드만의 상류 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메독(Medoc)이라고 하면 지롱드강의 낮은 지역을 말합니다. 원래는 바-메독(Bas-Medoc) 이라고 칭하나, 불어로 Bas 라는 말은 '낮은' 이라는 뜻 말고 '저질' 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성스럽다 여겨질 정도로 고급 와인의 경우 Bas 라는 의미가 부적절하기 때문에 그냥 메독(Medoc) 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메독을 두 지역으로 구분하여 품종을 관리하는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메독 북쪽 지역이며 강의 하류에 해당하는 Bas-Medoc 의 토양은 상당히 부드럽고 진흙이 많아 까베르네 쇼비뇽 보다는 메를로(Merlot)의 재배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메독 와인의 경우 메를로 함량이 높은 편이고, 블렌딩 제품이라 할지라도 메를로의 비중이 높은 편 입니다. 개인적으로 메독 블렌딩 와인은 메를로 50%, 까베르네 쇼비뇽 50% 일때 가장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메독의 남쪽지역이면서 지롱드 상류에 해당하는 오-메독의 주 품종은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입니다. 하지만 18세기가지 만 해도 오-메독의 주요 품종은 말벡(Malbec) 이었습니다. 현재 말벡 품종은 메독보다 내륙에 위치한 카오르(Cahors)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오-매독은 진한 칼라, 탄닌, 풀바디감 이라는 특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위 와인을 삽겹살, 버섯과 함께 먹었습니다. 음식의 느끼한 맛과는 참 잘 어울립니다. 와인 색은 참 진한편 이고, 맛의 여운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사용된 포도 품종은 까베르네 쇼비뇽, 까베르네 프랑, 메를로 입니다.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 품종의 경우 까베르네 쇼비뇽보다 색이 조금 옅고 탄닌과 산의 함량이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품종보다 향이 좋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와인을 마실때 마다 뒷면 라벨을 살펴보는데 첨가물로 들어있는 무수아황산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산균제, 산화방지제 역할을 하는 위 첨가물은 와인 숙성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입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와인이 레드와인보다 산화방지제의 함량이 높고, 스위트 와인일수록 무수아황산이 많이 필요합니다. 유럽의 레드와인의 경우 아황산 기준치를 160ppm 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750ml 와인 한병에 아황산이 최대 120mg 까지 첨가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몸무가 70kg 인 성인남자의 1일 허용섭취량(ADI)는 50mg 입니다. 보통 프랑스 와인의 750ml 1병에 들어있는 이산화황, 무수아황산의 첨가량은 55~60mg 정도 입니다. 

오늘 마셔 본 '샤또 라렌느 페르강송'에 대한 총 느낌은 조금 씁쓸합니다. 맛에서 씁쓸하고 만족도에서 씁쓸합니다. 되게 강추할만한 와인은 아니었지만 앞으로의 와인선택에 좋은 작용이 될것 같습니다.



Posted by 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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