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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보다 마트의 와인코너가 재밌는 이유는 가끔 오래된 빈티지의 와인을 저렴하게 가져온다는 것 때문입니다.

사실 와인의 빈티지가 양주처럼 무조건 오래 숙성했다고 훌륭한 맛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재밌는 맛을 가져다 주긴 합니다.

이번에 오픈한 와인은 이탈리아의 토스카나(Toscana; Tuscany) 지역에서 생산한 아르체노 프리마 보체(Arceno Primavoce) 2005 빈티지 입니다.


신의 물방울에서도 소개되었듯이 이탈리아 와인은 전반적으로 프랑스와인보다 강하고 뚜렷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음식에서는 부드럽고 섬세한 향을 느낄 수 있는 요리가 많고, 이탈리아는 이보다는 거칠고 자극적인 맛을 즐기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이면서 가장 이탈리아스러운 와인을 찾는다면 아마 요리오(Jorio)가 좋은 선택이 될 것 입니다.


[와인의 향기] - [신의 물방울 와인] 요리오(Jorio) 우마니 론끼 2011

[와인의 향기] - [이탈리아 와인 Jorio O] 우마니론끼의 요리오 O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탈리아 와인중 하나인 요리오는 몬테풀치아노 다브루조(Montepulciano d’Abruzzo) 라는 포도품종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프랑스 와인에서 까쇼와 메를로를 3:1 또는 4:1 비율로 블렌딩한 와인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픈한 Arceno PrimaVoce 라는 와인에 들어간 품종은 몬테풀치아노 계열이 아니라, 메를로(72%)+까쇼(20%)+까프랑(5%)+쉬라(3%) 배합입니다.

사용한 품종이나 메를로 함량이 높은 것으로 보아 프랑스 우안에서 주로 생산되는 와인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듯 합니다.


Arceno PrimaVoce 품종


그리고 시라(SYRAH) 라는 품종은 원래 프랑스 론 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인데 다른 품종보다 숙성이 오래걸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크통에 시라(syrah)를 숙성하면 아주 묵직하면서도 병입 상태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로버트파커 Jr 가 평가한 지역별 빈티지 점수표를 보면,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모든 지역은 2006 빈을 그레이트 빈티지로 뽑고 있습니다. 이것은 보르도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2009년에 수확한 포도를 극찬한 정도로, 마트에서 '06빈 토스카나' 원산지를 보게된다면 일단 구입해봐야겠습니다.



프리마보체의 전면사진을 증명사진처럼 찍어버렸네요..^^;


이제 이 저렴하면서도 궁금한 와인을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Arceno PrimaVoce 2005 침전물


10년정도 된 와인이라 확실히 침전물이 제법보였습니다.



코르크 상단에는 와인 빈티지 년도가 박혀있습니다.



코르크 안쪽에는 엄청난 침전물 고형물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와인을 눕혀서 잘 보관한 듯 한데, 생각보다 침전물이 많아서 이걸 필터에 걸러서 먹을까 살짝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한잔을 마셔보니 오래된 빈티지의 그랑크뤼 와인처럼 꽉 묶여있는 스타일이 아닌듯 하여, 되도록 향을 병에 보관한채로 마셨습니다.

스월링을 해도 맛과 향에대한 변화가 크게 없었고, 혹시 병을 옮겨 담는과정에서 급 산화되어 버리면 꽤 괜찮은 메를로 향이 없어질까 두려워서 그랬습니다.


만약 이 와인을 다시 마시게 된다면 그때는 필터링을 해서 마시고 싶네요.

(검은 가루가 치아에 많이 끼는 정도 입니다.)



오늘 프리마보체 2005 를 마시면서 느낀것은 빨리 디켄터와 필터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전물만 잘 제거해준다면 잘 익은 메를로의 향을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와인인듯 합니다.



Posted by 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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