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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샤또 로스 안데스 리져바 메를로(Chateau Los Andes Reserva Merlot)와 함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사실 이 와인을 고르면서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국내 인터넷 검색에서는 일부 찾아볼 수 있지만 구글닷컴에서는 보기 힘든 와인이었기 때문에 기대감 보다는 불안감이 더 컸습니다. 

해운대구 중구에 있는 호텔에 머물면서 가까운 와인 코너를 검색해보았는데 그 중 세이브존 해운대점이 가장 괜찮은 것 같아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와인코너에는 생각보다 프랑스 와인이 많이 없었고 추천해주신 칠레와인을 몇개 살펴보다가 한 눈에 반할만한 녀석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운대로 샤또 로스 안데스 리져바 메를로를 3만원의 가격에 가져왔습니다. 퀄리티 대비 좋은 가격은 아닙니다. 국내 온라인 와인코너에서 2만에 구매 가능한 상품이며, 행사를 진행했을 경우 8,000원 ~ 10,000원에 판매될듯한 와인입니다.

역시나 와인의 맛만 좋다면 가격이 비싸든 아주 비싸든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호텔로 올라오자 마자 와인을 바로 오픈했습니다.



와인에 대한 첫 인상은 아주 좋습니다. 제대로 적힌 와인네임과 점잖은 라벨 디자인, 잘 만들어진 코르크 덕분에 와인맛이 다시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Chateau Los Andes 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떠한 선입견도 갖지 않은채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와인애호가의 좋은 자세일 듯 합니다.



오늘 하루동안 영화의 전당과 시립 미술관, 자갈치 시장을 돌며 여러가지 요깃거리를 먹은지라 가벼운 안주를 준비했습니다. 래핑카우와 함께 샤또 로스 안데스 메를로의 첫잔을 맛 보았습니다. 확실히 메를로(Merlot) 품종이라 그런지 카베르네 쇼비뇽 보다는 탄닌 맛이 적게 느껴졌습니다. 스윗까지는 아닌데 적당히 달콤한 맛이 느껴졌고 부드럽고 편한 맛 입니다. 여러종류의 와인을 마시면서 가장 많이 아쉬웠던 점은 여운이 길지 않다는 점 입니다. 위 와인 또한 여운이 길지 않습니다. 향이 강하지 않고 씁쓸한 맛은 적은편이고 상당히 편안한 맛의 와인입니다. 여운은 짧은 편이라 깊게 감상할 기회를 주지는 않습니다. 



메를로(Merlot) 포도 품종은 19세기 부터 프랑스 보르도 지방과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에서 배재되고 있습니다. 거의 보르도 대표 품종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요즘은 칠레와 뉴질랜드에서도 상당량 재배되고 있는 품종입니다. 메를로 품종의 특징은 토양이 차가운 환경일 때 그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 인데 포도알이 검푸른 빛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칠레의 메를로 와인의 경우 대부분 오랜 숙성을 하지 않기 때문에 2011년 빈티지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와인을 즐기면서 포도 품종과 와이너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은근 쏠쏠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먹어볼 와인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우는 편인데, 이탈리아 메를로 와인맛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프랑스 메를로 품종은 적당히 탄닌 맛이 느껴져 거친편에 속하다 할 수 있는데 칠레의 메를로는 부드럽고 과일향이 나는듯한 상큼함이 느껴집니다. 이탈리아의 메를로는 이 보다 가볍고 라이트한 맛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기대됩니다. 

이렇게 칠레의 메를로 와인과 함께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을 멋지게 장식했습니다.



Posted by 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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