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커피박람회]만원 그 이상의 행복

일상다반사 잡지식 2014. 4. 14. 02:21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4 커피박람회를 다녀왔습니다. 매년 벗꽃놀이가 끝날 때쯤 코엑스에는 커피의 계절이 찾아옵니다. 보통 2박 3일(금요일부터 일요일 까지)동안 진행되고, 처음 이틀은 비지니스 데이로 커피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마지막 일요일에는 일반인의 관람이 가능한 행사입니다.

성인 1인의 입장료는 만원, 하지만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는 그 이상입니다. 커피박람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구경하고 시음을 할 수 있습니다. 생두상태의 커피부터 원산지 별로 다양하게 로스팅된 원두를 맛보고 만져볼 수 있습니다. 커피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고, 커피에 대한 깊은 지식없는 제가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커피 현장학습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참여한다면 분명 유익한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작년에 코엑스 2013 커피박람회에 갔을 때는 사람이 가장 많을 때인 오후 2~3시경에 입장했습니다. 그때의 분주함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아침먹고 일찍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겨울에는 강릉 커피축제가 있다면 봄에는 삼성동 커피 박람회가 있습니다.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국내업체가 대부분이지만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행사입니다.

예전에 브라질 커피제조 업체에서 시음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직접 재배했을 것 같은 싱싱한 생두를 마대 상태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행사를 진행하는 부스에서 중배전 로스팅을 직접하여 '살아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커피전문점에서 경험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사진 클릭시 큰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이미 로스팅된 원두상태의 커피만 접해와서 그런지 생두를 만지는 촉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꼭 바둑알 같기도 하고 차가운 돌맹이 같아 입술에 계속 대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아직 익히지 않은 상태라 향은 없지만 신선한 느낌이 많이 납니다.

위 생두는 에티오피아 입니다. 업체에 문의하면 소량 무료로 샘플을 받아올 수 있습니다. 입장료가 만원인 것에 비하면 그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커피박람회로 향하면서 다짐한게 하나 있었습니다. 집에 아직 프렌치로스트가 2주일 정도의 분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말 마음에 드는 원두 200 g만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입장 하자마자 풍기는 '갓 로스팅된 커피향'이 저의 자제력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원두보다 생두를 중심으로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맛과 향의 감각기를 사용하지 않고 생두를 구분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오늘 이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 coffee 달인급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대략 200명 정도는 모였을 것 입니다.

위 사진은 'ZUK ZAK' 이라는 브랜드의 상품 입니다. 커피는 아니고, 프랑스에서 유명한 설탕 브랜드라고 하네요. 맛과 영양은 전혀 모르겠으나 보석처럼 참 예쁘게 생겼습니다. 색상이 참 잘나와서 집에 관상용으로 몇개 보관하고 싶었습니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유럽으로 많이 수출하고 있는 상품이네요. 홈페이지에서 더 구경해보세요.(www.zuk-zak.com)

첫 번째 사진은 생두를 세척하는 기계입니다. 커피를 매일 여러잔 마시고 있지만, 내가 먹는 커피에 이런 공정이 필요한지는 몰랐습니다. 부스에 계신 업체 관계자 분께서는 위 기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왜 생두 세척을 해야하는지 친절히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위의 생두 세척기를 구입하지 않을거란걸 알면서도 말이죠. 허허.

그리고 오른쪽의 금색 로스팅기기는 너무 멋져서 5분 동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오늘 커피박람회에 등장한 로스팅 기기중 최고의 비주얼 입니다. 위의 대형 로스터 같은 경우에는 가정용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성능과 스펙에만 신경을 쓰는데, 위 상품은 로스팅하는 동안에도 즐거움을 느낄 것 같은 외형을 가졌습니다.

위 상품은 가장 오래 줄서서 시식한 아이스크림입니다. 저는 '카라멜 커피 딩딩딩'이란 상품을 초이스했습니다. 오랫동안 걸어다녀서 달달한게 먹고 싶었는데 정말 기억에 남는 달콤함이었습니다. 트윅스에서 핵심부분 카라멜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아마도 커피가 함유된 제품이라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것 같습니다.

오른쪽 사진에 GRIND COFFEE HERE 라고 적혀있는 기계는 상당히 녹슬어 있었습니다. 150년 전에 실제로 사용하던 상품입니다. 처음 본 느낌이 마치 은행에서 동전세는 기계 같았습니다. 확실히 고물상에서 취급할 것 같은 물건인데 5분 이상 바라보고 있으면 집에 가져가고 싶은 욕구를 만드는 물건입니다. 오래전 사람들의 커피문화가 상상되는 장면입니다.

더치랩(DUTCH LAB)이라는 부스에서 구경한 상품입니다. 위 제품은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일회용 컵과 필터를 보관하는 용도 입니다. 부스에 많은 조명을 사용하여 장식했는데, 확실히 다른 부스 인테리어보다 압도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확실히 커피는 감성산업 인 것 같습니다. 커피와 관련된 모든 상품은 디자인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 상품은 DUTCH LAB에서 전시한 더치커피기구 입니다. 사실 요즘 판매되고 있는 더치커피기구의 디자인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대부분 위의 사진처럼 3단 분리(상단의 물주입, 중간의 커피여과, 하단의 완성된 더치비커)형태 입니다. 그 부품을 고정시키는 틀은 저렴한 나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기구의 크기가 크다보니 튼튼하지 못하여 안정감이 떨어져 보이는데, 위 제품은 기구의 틀을 금속으로 제조하여 '더치기구'의 느낌보다 '더치기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자인도 아주 훌륭해 사고 싶었습니다.

커피 원두와 생두를 보관할 수 있는 포대입니다. 넉넉한 두께와 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분흡수율로 아주 괜찮아보입니다. 자외선 차단효과까지는 있어보이나 공기와의 접촉은 생기기 때문에 아마 생두만 보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격은 장당 3,000원으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중 하나 입니다. 바로 커피 쿠키인데 고소하고 독특한 맛 입니다. 타코(TACO)업체 관계자 말에 의하면 쿠키성분으로 로스팅된 커피가 상당량 함유되었다고 합니다. 씹었을 때 정말 커피원두 맛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맛이 커피찌꺼기를 먹는 맛이 아니라, '쿠키를 에스프레소에 담구어 놓은'맛 입니다. 제품에 건강한 맛이 느껴졌으며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상품은 '커피소주'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매치가 안되는 두 음료입니다. 그런데 시음해 본 결과 색다른 느낌의 칵테일이더군요. 소주는 원래 소주잔에 따라서 원샷을 하는 주법(?)을 가지고 있으나, 위의 커피소주는 저절로 후루루(?)주법을 하게끔 만드는 술 입니다. 만약 과음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하나의 음주문화로 시도해볼만한 방식인 것 같습니다. 한때 인기있었던 '요구르트 소주'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