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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지역 이마트에서 와인을 하나 골라봤습니다. 샤또 라로즈 트랑토돈 (Larose Trintaudon) 의 09빈티지를 구입했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저가와인 중에서 괜찮은 물건 들어온 것이 없나 그저 구경하려다가 가져온 물건입니다.


애초에 저가와인에 목표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라로즈 트랑토돈의 가격이 3.8 인것이 부담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와인이라는 점에서 조금도 후회할 필요가 없는 레드와인인 것 같습니다.


구입하기 전에 샤또 라로즈 트랑토돈 (Larose Trintaudon)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오 메독(Haut Medoc)의 2009 빈티지라는 점과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라는 것 때문입니다.



상단 덮개도 제대로 돌아가고 라벨 상태 등을 따져보았을 때 괜찮은 맛을 보여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Larose Trintaudon 2009


이 와인을 처음 보았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빨간 라벨 때문이었습니다.

라로즈 트랑토돈의 맛을 보고 난 후에는 왜 굳이 빨간 라벨을 붙이기로 결정했을까 그 마음을 알 듯 합니다.

솔직히 이 와인은 젊은 감각의 술은 아닌 듯 합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와인인데 전체적인 느낌은 30대에서 40대 중년여성의 정렬적인 사랑을 담았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자기색을 보여줄 만큼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주 세련된 느낌은 아닌 와인입니다.

솔직하며 열정적인 느낌의 맛과 향이고 여성안에 내재되어 있는 남성미를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술 입니다.


확고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이 와인이 왜 그랑크뤼가 되지 못해 크뤼 부르주아가 되었을까 물어본다면, 라로즈 트랑토돈은 전체적인 구조감보다는 소수가 좋아할 것 같은 개성을 중요시 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 개성은 익은 자두향, 장비밭 느낌, 실제로는 혀에서 스윗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익은 과일향이 진해서 단맛이 뒤늦게 올라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런 무르익은 향은 와인을 오픈하고 1시간 30분 정도 산화시켰을 때 느낄 수 있습니다.

막 오픈했을 때는 그저 신맛과 타닌이 제법 느껴지면서 향과 혀의 텁텁함이 분리되고, 그러면서 여운은 제법 긴 이상한 와인이었습니다.



특히 코르크를 막 오픈하고 처음 한 잔을 마셨을 때는 여러가지 맛과 향이 아주 분리된 느낌이었습니다.

평소에 신맛이 느껴지는 모든 음식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 와인에서 올라오는 신맛에 조금 예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디켄터 등을 활용하여 탄닌과 신맛을 조금 정리해주면 아주 훌륭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와인입니다.

그 느낌은 젊음과 청춘, 발랄함은 절대 아니고, 중년의 성숙함일 듯 합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열정..



샤또 라로즈 트랑토돈에 사용된 포도 품종은 까쇼 60% + 메를로 40%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까쇼 100% 짜리 레드와인과 견줄만한 탄닌과 무게감을 선사합니다.

오픈하고 조금 방치하면 탄닌은 평균정도로 가라앉지만, 무게감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무엇보다 메를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과일향 폭발을 제대로 연출하더군요.

하지만 그 향기가 어느정도 조화롭기는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것 참고해주셔요.


첫 인상은 탄닌과 산도의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딸보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구운 오크통 냄새.. 스월링을 했을 때는 지루한 가죽향..

한 시간 정도 산화를 시키니 본 모습을 드러냈는데, 처음에 느꼈던 조잡한 느낌들이 서로 연결된 느낌이다. 그리고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혀에서 느껴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미를 연상시키는 향신료 느낌이 많이 강하다. 강한데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 재밌는 술.

코르크를 오픈하고 1시간이 지났을 때 최고의 매력을 뽐내는 정렬적인 여성의 와인..



보르도지역은 전체적으로 까쇼와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조금 더 추가하면 쁘디 베르도) 를 사용하여 블렌딩을 주로 합니다.

그리고 메독(Medoc) 이라는 지역은 보르도에서 지롱드 좌측에 위치한 좌안 지역이라고 합니다.

보르도의 좌안 지역 와인의 특징은 까베르네 소비뇽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탈리아 와인처럼 진하고 탄닌의 여운을 맛 보기에 좋은 듯 합니다.

그리고 우안에 속한 지역은 메를로의 함량이 높은 편이고 진한 맛의 와인보다는 향의 조합에 더 신경을 쓰는 듯 합니다.


어찌보면 오늘 마신 라로즈 트랑토돈이라는 와인은 보르도 우안 스타일로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우안에서 이 맛을 연출하기 어려울 정도로 까쇼의 상태가 진하고 무게감이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중년의 성숙한 사랑을 보여주기 위한 최고의 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와인은 치즈보다 육류와 매우 훌륭하게 매치가 잘 됩니다.





규모가 큰 콩쿨에도 상을 많이 받은 와인이니, 꼭 한번 겪어보시길 바랍니다. (로버트 파커 점수는 91점 입니다)



Posted by 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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