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향기

[샤스 스플린 2006] Chateau Chasse Spleen

전포 2015. 2. 6. 17:29

샤스 스플린의 2011빈티지가 그레이트 빈티지가 아니었음에도 놀라운 맛을 보여줬기에 2006빈티지도 구입해봤습니다.

과거 크뤼부르주아 엑셉시오넬이었던 이유를 충분히 보여주는 정직한 와인입니다.

하지만 이전에 마셨던 2011빈티지와 비교해봤을 때, 만족도는 예상 미만입니다.


[Chateau Chasse Spleen 2011] 샤스 스플린


여럿 와인 평가기관들의 빈티지 차트를 살펴보면, 보르도의 물리스 엥 메독(Moulis en Medoc) 지역의 포도 수확점수는 2006년과 2011년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리적으로 리스트락 메독(Listrac Medoc)과 마고(Margaux)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06빈, 11빈 둘다 그저그런 빈티지 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아직 샤또 샤스스플린의 진가를 맛보지 못한 셈이 됩니다.


판매가격은 2006빈티지가 2011보다 1~2장 정도 더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생산한 그러그런 빈티지인 2011빈이 훨씬 진하고 살아있는 맛 입니다.


Chateau Chasse Spleen 2006


11빈티지보다 아쉬웠다는 것 뿐이지, 와인의 전체적인 맛은 괜찮습니다.

와인숙성과 함께 과일향도 익어버려서 상큼한 향은 줄어들고 맛이 묽습니다.


잘 구운 오크향은 많이 남아있는 편이고, 뒷맛은 아주 조금 맵습니다.

각각의 맛과 향이 서로 잘 어울려 구조감이 좋다는 느낌을 받으나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된장찌개에 청량고추가 빠졌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사실 2006년 빈티지 와인은 프랑스보다 이태리가 정답인듯 합니다.

차라리 샤스 스플린 2005 빈티지였으면 지금보다 임팩트하지 않았을까 혼자 구시렁거려봅니다.



포도품종은 까쇼 55, 멜롯 40, 쁘디베르도 5 입니다.


그리고 샤또 샤스스플린은 전면 라벨에 빈티지별로 유명 작가의 한 구절이 적혀있습니다.


2011빈티지에는 <Qu'importe le fil, l'ombrelle permet de s'appuyer sur l'air.>라고 적혀있었는데,

2006빈티지는 <Adieu Caserne Humide, Adieu Brutal Climat> 이라고 인쇄되어 있네요.

해석하면 <지독한 습기여 안녕, 가혹한 날씨여 안녕>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교집합은 슬픔이여 안녕이 맞는 것 같습니다.


Cru Bourgeois Exceptionel


다음에 크뤼 부르주아 와인을 하나 구입해야 한다면, 샤또 드 페즈(Chateau de Pez)나 샤또 오마르뷔제(Chateau Haut Marbuzet)를 맛보고 싶네요.


샤스 스플린 06은 좋은 술이나,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웠던 와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