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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좋아하기 시작한지 벌써 1년이 되면서, 이제 그랑크뤼를 한 번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프랑스 메독지구의 최고급 와인을 뜻하는 그랑크뤼(Grand Cru)는 대부분 높은 수요량 때문에 자주 마시기에는 상당히 부담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랑크뤼 중에서도 저렴한 와인을 시도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비교적 저렴하면서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은 샤또 딸보(Chateau Talbot) 2009 빈티지였습니다.


프랑스 현지에서 샤또 딸보 09년짜리를 7장의 가격에 판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세금 65%와 유통비, 인건비 등이 더해지면서 약 2배 이상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는 주류가 정찰제가 아니기 때문에 백화점에서는 이 와인의 가격을 22~24장 이라고 적어놓았습니다.


2009 Chateau Talbot, Saint-Julien, France


샤또 딸보의 빈티지 중에서 RP(로버트파커) 포인트가 가장 높은 년도는 1986 빈티지 입니다.

미국에서 1986 빈티지를 저렴하게 구입하면 20~25장에 구입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1986 빈 다음으로 RP점수가 높은 년도는 2009 입니다.


[와인의 향기] - [샤또 딸보] Chateau Talbot 빈티지 점수를 알아봅시다


로버트파커가 보르도의 2009년도 포도품종을 극찬하기도 했고, 그가 좋아하는 취향이 이 지역의 와인이기 때문에 점수가 과장된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13장에 딸보를 가져왔습니다.

행사 기간도 아니었는데 이 가격에 구입했으니 아주 만족 할 만한 가격입니다.

저렴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라벨에 흠집이 있는 상태 입니다.


운반과정에서 근처에 있던 다른 와인이 깨졌는지, 아니면 캬브에서 농부들이 와인을 먹다가 조금 튀었는지, 전면 라벨에 묻은 저 루비색은 분명 와인 자국이었습니다.



와인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딸보 09년 시음적정기는 2014년 부터 2014년 까지 입니다.

빈티지와 가성비, 가격과 시음시기를 고려했을 때 오늘 구입한 와인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제가 이때까지 저가와인만 먹어왔구나..라고 느낀것이, 딸보의 코르크를 오픈하는 순간부터 오크통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이전에 마셨던 수십병의 저가와인에서는 이런 향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딸보의 구운 참나무향을 맡는 순간부터 이 술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까쇼가 70% 보다 조금 적게 들어갔고, 메를로가 26% 정도, 그리고 뻬티 베르도, 까베르네 프랑이 들어갔습니다.

향이 풍부하고 맛의 구조감이 좋은 술이 고급 술이라는 말이 가슴으로 와닿았습니다.


소고기의 맛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탄닌을 느낄 수 있으나 아주 강력한 탄닌은 아닙니다.

적당히 거칠고 씁쓸하기 때문에 다른 맛과 향을 맡을 만한 여유가 있습니다.


백과사전에 적힌 딸보의 맛과 향은 자두, 과일, 오크 입니다.

제가 여기서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향은 오크향 입니다.

구운 참나무에서 숙성시켰다는 것을 코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향이 은은하고 지속성이 끝내줍니다.

여기에 신맛이 많이나지 않는 과일향도 느낄 수 있는데, 오크향과 과일향이 7:3 비율로 나는 듯 합니다.


30년 정도 보관한 마고나 라피트와 같은 오래된 와인은 오픈 후 1시간 부터 4~5시간 후까지 맛과 향이 계속적으로 변하는 반면에, 아주 어린 샤또 딸보한테 이런 마술적 재능을 기대하는 것은 조금 욕심인듯 합니다.

대신 병을 오픈하는 순간부터 와인을 다 마시고 빈병이 된 순간까지 바닐라스러운 오크냄새는 고집스럽게 맡을 수 있습니다.



그랑크뤼에 대한 첫 인상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안좋은 빈티지라고 평가받는 2002 빈 이나 2007 빈을 마셨어도 만족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young한 빈티지중에서 2009년 빈과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가 좋은 2010 빈의 느낌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와이너리에서의 출고가격이 얼마인지, 유통비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09년 딸보를 13장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다음에는 샤또 팔머(Chateau Palmer)를 마시기를 기대하며 빈병의 오크향을 다시 맡아봅니다..



Posted by 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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